
자유생활아메바(free-living amoebas, FLAs)는 전 세계 토양과 담수 등 자연 환경에 흔히 분포하고 있다(Visvesvara et al., 2007). 대부분의 FLAs는 병원성이 없으나 Naegleria fowleri, Acanthamoeba spp., Balamuthia mandrillaris, Sappinia pedata 등 일부 FLAs는 사람과 동물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Gianinazzi et al., 2010). 이 중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로 인한 질병 감염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되고 있다(Siddiqui and Khan, 2012).
Naegleria fowleri는 Naegleria spp. 중 유일하게 사람에게 병원성을 가지고 있으며 비강 내로 침투하여 뇌로 이동할 경우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유발할 수 있다(De Jonckheere, 2011; Cope et al., 2015). PAM은 N. fowleri가 존재하는 물을 이용한 샤워나 코 세척으로 인하여 감염되기도 하지만 수영, 물놀이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Yoder et al., 2010). 국외 사례로 이탈리아, 뉴질랜드, 미국 캘리포니아의 강변 및 수영장에서 N. fowleri가 검출되었다(Cursons et al., 2003; Johnson et al., 2016; Montalbano Di Filippo et al., 2017). 미국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PAM 감염 환자 34명 중 30명이 물놀이를 통해 감염되었고, 그 외 4명은 오염된 수돗물에 의한 감염이었다. 국내 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으나 수온이 높은 여름철 일부 하천에서 N. fowleri가 검출된 바가 있다(Kim, 2019).
Acanthamoeba spp.는 사람의 눈으로 들어갈 경우 아메바성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AK)을 일으킬 수 있으며, 코를 통해 침투할 경우 육아종성 뇌염(granulomatous amoebic encephalitis)을 유발할 수 있다(Marciano-Cabral and Cabral, 2003; Visvesvara et al., 2007). 미국 내 AK 감염 환자는 1973년부터 2006년까지 약 5,000명 이상 보고되었고(Visvesvara et al., 2007), 국내의 경우 2008년까지 약 43명이 보고되었다(Seo, 2018).
Naegleria fowleri와 Acanthamoeba spp.는 수온이 높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Visvesvara et al., 2007; Solgi et al., 2012). Naegleria fowleri는 호열성이며, 45°C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Visvesvara et al., 2007). 이란의 온천에서 분리된 Acanthamoeba spp.의 91.7%는 37°C에서 성장하였으며, 일부는 42°C에서도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Solgi et al., 2012).
국내에서 팔당호, 대청호 등에서는 친수활동이 활발한 하절기에 남조류에 의한 녹조 현상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Choi et al., 2015; Lee et al., 2017). 하수처리시설은 하천에서 발견되는 병원성 FLAs의 근원 중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Muchesa et al., 2014). 하절기의 하천수?호소수 및 하수처리시설에서 채집된 시료의 경우 생물량이 많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으로 FLAs를 검출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배양법은 사멸된 대장균이 도말된 무영양 한천배지에서 1~2주 배양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 검출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병원성 FLAs에 대한 위해성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방법으로 적절하지 않다(Lorenzo-Morales et al., 2006; Kim, 2019). 분자생물학적 방법인 PCR법의 경우 적은 양의 주형 DNA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물량이 많은 시료로부터 추출된 DNA를 희석하는 과정에서 FLAs가 존재함에도 FLAs가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Réveiller et al., 2002). 따라서 생물량이 많은 시료에서 FLAs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보다 민감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녹조 현상 등으로 인하여 생물량이 많은 시료에서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한 다중 nested PCR을 최적화하고, 국내 하천에서 채집된 시료를 활용하여 최적화된 방법의 적용성을 검토하였다.
실험을 위한 표준 균주로 N. fowleri ATCC 30215, A. castellanii ATCC 30011을 사용하였으며, 이들의 활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각 Nelson’s medium (Qvarnstrom et al., 2006)과 ATCC Medium 997을 사용하였고, 30°C에서 항온 배양하였다(Kim et al., 2018). PCR의 양성 대조시료 및 다중 nested PCR의 민감도를 평가하기 위한 plasmid를 제조하였다. 이는 표준 균주 ATCC 30215, ATCC 30011의 genomic DNA를 각각 NF-F/NF-R, ACT-F1001/ACT-R1630으로 PCR 증폭한 후, T-bluntTM PCR Cloning Kit (SolGent Co.)로 형질전환하여 제조하였다(Table 1).
다중 nested PCR에 필요한 primer를 제작하기 위해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의 18S rRNA gene을 대상 유전자로 선정하였다. N. fowleri의 경우 총 6개의 염기서열(GenBank Accession Numbers; AF338423, KJ000396, KJ000307, KJ000398, KT375442, KY062162), Acanthamoeba spp.의 경우 병원성이 있다고 알려진 6종(species)의 18S rRNA gene 염기서열(KF318462, AF019057, U07401, U07407, U07408, U07409)을 사용하였다. Acanthamoeba spp. 검출을 위한 2nd PCR의 forward primer는 선행 연구(Kim, 2019)에서 설계된 primer를 사용하였다(Table 1).
PCR에 필요한 주형 DNA를 확보하기 위하여 표준 균주와 환경시료로부터 DNA를 추출 및 정제하였다. 환경 시료의 경우 polycarbonate 여과지(공극 1.0 µm, Whatman)를 사용하여 농축하였다. 급속 냉?해동법을 통하여 시료를 파쇄한 후, phenol- chloroform법 및 에탄올 침전법으로 DNA를 정제?농축하였다. Genomic DNA의 정량은 Quant-iTTM PicogreenⓇ dsDNA Reagent and Kit (Invitrogen)를 사용하였다(Oh et al., 2012).
Naegleria fowleri ATCC 30215, A. castellanii ATCC 30011의 genomic DNA와 NF-F/NF-R, N.foul-F2/N.foul-R1, ACT-F1001/ACT-R1630, Acant-F3/Acant-R4 primer set를 사용하여 PCR을 수행한 결과 각각 485, 210, 630, 99 bp의 단일 band를 생성하였으며,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설계 또는 선정된 primer는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검출하기에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었다(Fig. 1).
Naegleria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동시에 검출하고 교차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중 nested PCR의 반응조건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결합 온도 및 각 primer의 농도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1차 PCR과 2차 PCR에 대하여 결합온도를 각각 53~57°C, 56~60°C의 범위로 설정하여, PCR을 수행한 결과, 1차 PCR의 경우에는 54°C, 2차 PCR은 57°C에서 가장 높은 증폭 효율을 나타내었다(결과 미제시). 또한 각각의 primer 농도를 0.12, 0.2, 0.28 µM로 설정하여 PCR을 수행한 결과, 1차 PCR과 2차 PCR에서 각 primer의 농도가 0.2 µM일 때 특이성과 증폭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결과 미제시).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1차 PCR의 최적 조건은 25 µl의 반응용액에 대하여 10× e-taq buffer (2.5 μl), dNTP mixture (10 mM each, 0.5 μl), bovine serum albumin (25 mg/ml, 0.25 μl), NF-F/NF-R과 ACT-F1001/ACT-R1630 (최종 농도, 각각 0.2 µM), SolgTM e-taq DNA polymerase (0.5 unit; Solgent), 주형 DNA 30 ng (3 µl)을 첨가한 용액에 대하여, 전처리(95°C, 5분), 변성(95°C, 30초), 결합(54°C, 40초), 중합(72°C, 30초) 반응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PCR (nested PCR)은 1차 PCR 산물을 주형 DNA로 사용하며, 2차 primers (N.foul-F2/N.foul-R1과 Acant-F3/Acant-R4; 각각 최종농도 0.2 µM)를 사용하며, 결합 반응을 57°C, 40초로 실시하는 것이 최적 반응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PCR primers의 선택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환경시료를 사용하여 PCR을 수행한 후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Acanthamoeba spp.의 경우에는 낙동강의 강정고령보에서 2019년 8월 26일에 채집된 수시료를 사용하여, ACT-F1001/ACT-R1630로 1차 PCR을 수행한 후, Acant-F3/Acant-R4로 2차 PCR을 수행하였으며, 2차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Naegleria fowleri의 경우에는 2019년 7월 17일에 충북 C시에 위치한 하수처리시설에서 채취된 방류수를 사용하여 NF-F/NF-R (1차 PCR)과 N.foul-F2/N.foul-R1 (2차 PCR)을 사용하여 PCR을 수행한 후, 2차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GeneAll ExpinTM PCR SV (GeneAll)로 정제된 PCR 산물을 T-blunt vector (Solgent Co.)를 사용하여 형질전환한 후, 무작위로 선택된 colony로부터 plasmid를 추출하였으며, 이의 염기서열을 Macrogen Co.에 의뢰하여 분석하였다. 분석된 염기서열의 계통수는 MEGA 11.0을 사용하여 Neighbor-Joining method로 작성하였다(Tamura et al., 2021).
Acanthamoeba spp.에 대한 2차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15개의 clone 중 13개는 이집트의 상수처리시설에서 분리된 Acanthamoeba genotype T4 isolate 2 (GenBank Accession No. OM003587)와 99% (99개 base 중 98개 일치) 상동성을 나타내었으며, 나머지 2개의 clone도 Acanthamoeba genotype T4 isolate 2와 각각 98% (99개 base 중 97개 일치), 97% (99개 base 중 96개 일치)의 상동성을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사용된 Acant-F3/Acant-R4는 Acanthamoeba spp.의 18 sRNA gene을 선택적으로 증폭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Fig. 2). 또한 환경시료에서 N.foul-F2/N.foul-R1를 사용하여 증폭한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뇌조직이 손상된 PAM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분리된 N. fowleri의 염기서열(KY062165)과 99.0~99.5% (208개 base 중 206~207개 일치)의 상동성을 나타내어, 본 연구에서 설계한 primers가 환경시료에서 N. fowleri를 선택적으로 증폭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Fig. 3).
본 연구에서 최적화된 다중 nested PCR의 검출한계를 평가하기 위하여 표준 plasmid DNA를 106 copies/reaction 부터 1 copy/reaction까지 첨가한 후 PCR을 수행하였다. 다중 PCR은 100 copies/reaction까지 검출할 수 있는 반면, 다중 nested PCR의 경우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1 copy/reaction까지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선행연구에 따르면 N. fowleri의 경우 세포당 약 4,000 copies, Acanthamoeba spp.의 경우 세포당 약 600 copies의 18S r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Fritz-Laylin et al., 2011; Kim, 2019), 본 연구에서 최적화된 다중 nested PCR법을 사용하면 시료 내 하나의 Acanthamoeba spp. 또는 N. fowleri가 존재하더라도 검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낙동강에 위치한 강정고령보(35°50'34.2"N 128°27'22.0"E; 15개 시료), 달성보(35°44'11.9"N 128°24'42.7"E; 15개 시료), 합천창녕보(35°35'42.9"N 128°21'16.6"E; 13개 시료), 창녕함안보(35°23'06.7"N 128°31'40.7"E; 13개 시료)에서 2019년 4월부터 8월까지 채취된 시료를 대상으로 본 연구에서 최적화된 다중 nested PCR을 사용하여 FLAs의 존재 여부를 모니터링하였다. 시료는 보의 상류 약 500 m 지점에서 하천 중앙부의 표층수를 비이커를 사용하여 채취하였다. 채취된 시료에서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MOE, 2016)에 따라 수온 및 식물플랑크톤(조류)의 밀도를 측정하였다.
낙동강에서 채집된 56개의 시료 중 55개의 시료에서 Acanthamoeba spp.가 검출되었으며, 9개의 시료에서 N. fowleri가 검출되었다(Table 3). Acanthamoeba spp.의 경우 1차 PCR에서는 56개 중 2개의 시료에서만 검출되었으나, 2차 PCR에서는 대부분의 시료에서 검출되었다. 또한 『물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조류경보제의 친수용수에 대한 경계기준(20,000 cells/ml)을 초과한 2개의 시료에서도 Acanthamoeba spp.가 검출되었다(Table 3). Naegleria spp.가 목표 생물인 1차 PCR에서는 32개 시료(57.1%)에서 검출되었으나, N. fowleri에 대한 2차 PCR에서는 9개 시료(16.1%)에서 검출되었다(Table 3). 2차 PCR에서 양성을 나타낸 9개 시료를 대상으로 1차 PCR을 거치지 않고 2차 PCR primers인 N.foul-F2/N.foul-R1를 사용하여 PCR을 수행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PCR 산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결과 미제시). 이러한 결과로부터 본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이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으며, 생물량이 많은 시료에서 이들 FLAs를 검출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Acanthamoeba spp.의 경우 N. fowleri에 비해 검출률이 높으며 수온에 낮은 시기에도 검출되는 반면, N. fowleri는 4월 3일 창녕함안보에서 양성을 나타낸 시료를 제외하고, 수온이 높은 7~8월에 검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Acanthamoeba spp.에 비해 N. fowleri가 보다 높은 수온을 선호한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Visvesvara et al., 2007; Solgi et al., 2012).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하여 지구의 평균 온도가 2021~2040년 안에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C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N. fowleri, Acanthamoeba spp.와 같은 호열성 FLAs의 서식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감염성 FLAs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의 하천 및 호소에서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의 검출에 관한 연구 사례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 최적화된 다중 nested PCR법은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으나 FLAs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감염성 FLAs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FLAs의 존재 유무를 파악하는 사전 screening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다중 nested PCR에서 양성으로 판별된 시료에 대하여 배양법을 통해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하여 친수용수에서 FLAs의 위해성을 관리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FLAs의 하천, 호소 내 유입원은 밝혀진 바 없으나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인위적 오염원으로 의심되며 스페인 5개 하수처리시설 방류수에서 N. fowleri, Acanthamoeba spp.가 검출된 바 있다(García et al., 2011; Muchesa et al., 2014). 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는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소독을 하고 있으나, FLAs와 같은 원생동물은 염소 소독을 하더라도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제거에 어려움이 있다(Jung et al., 2008). 본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하수처리공정의 고농도 생물량 시료에서 FLAs의 모니터링 방법으로 적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하여 수계에서 발견되는 FLAs의 유입경로 파악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생물량이 많은 시료에서 기회성 감염을 일으키는 자유생활아메바인 Naegleria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한 다중 nested PCR 방법을 최적화하였다. 18S rRNA를 대상으로 PCR에 필요한 primer를 설계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PCR 조건을 최적화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대상 자유생활아메바가 시료 당 하나만 존재하여도 검출할 수 있었다. 낙동강에서 채집된 56개의 시료를 대상으로 다중 nested PCR법을 적용한 결과, N. fowleri는 9개 시료(16.1%), Acanthamoeba spp.는 55개 시료(98.2%)에서 검출되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생물량이 많은 수시료에서 N. fowleri와 Acanthamoeba spp.를 모니터링하는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환경부의 폐자원에너지화 재활용 전문인력 양성사업(YL-WE-19-002)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습니다.
The authors have no conflict of interest to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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