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및 화장품 산업에서는 다양한 미생물 오염의 제어를 위해 화학 방부제나 첨가제를 이용해왔지만 이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높아졌고 소비자의 웰빙 경향이 부각됨에 따라 미생물 제어를 위한 새로운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Najjar et al., 2009; Regmi et al., 2017). 현재는 독성이 없고, 사람에게 해를 미치지 않는 천연 항균물질을 이용한 미생물 제어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화학물질의 대체물질로 약용 식물을 이용한 미생물 제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Aiyegoro et al., 2009; Lahmar et al., 2017). 또 다른 대체 천연 항균물질 자원인 미생물과 관련해서 의약품 분야에서는 화학기반의 항생제를 생물유래 물질로 전환하거나 미생물 대사산물을 이용한 항균제 시장 진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Kim et al., 2018). 하지만 미생물 제어를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화학 및 천연 항균물질 또한 빈번하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생제의 경우 내성으로 인해 대상 미생물에 대해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식품 산업에서 종종 이용되고 있는 미생물 유래 항균물질인 nisin의 경우 식품의 보존 기간이 길어질수록 활성이 감소하는 등 항균 효과 유지 측면에서 여러 단점이 나타났다(Regmi et al., 2017).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새로운 항균물질을 모색하거나 항균물질 조합 처리 등의 방법이 제시된 바 있다(Al-Ani et al., 2015). 새로운 항균물질의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항균물질의 조합 처리 방식은 항균물질의 처리 농도, 반응 시간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때 항균물질이 서로 다른 작용 방식을 가지면 미생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고 대상 미생물에 대한 순차적 혹은 동시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Leistner et al., 2000).
기존 연구들로부터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식물 유래 항균물질(추출물, essential oil 등)과 항생제 간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보고되었고(Aiyegoro et al., 2009; Kumar et al., 2012; Pereira et al., 2014), 식물과 미생물 유래 항균물질 조합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들도 수행된 바 있다(Solomakos et al., 2008; Ghrairi and Hani, 2015). 하지만 기존 대부분의 연구가 항생제, 식물 추출물과 nisin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천연 항균 유래 항균물질 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항균물질 내성 및 활성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효율적인 미생물 제어를 위하여 세균 균주의 항균물질과 세 종류 약용식물 추출분획 혼합물 조합의 다양한 미생물에 대한 항균활성을 측정하고,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항균물질 간 상호작용 효과를 조사하고자 하였다.
춘천 및 평창에서 분리한 Paenibacillus elgii DS381, Burkholderia gladioli DS518, Streptomyces lienomycini DS620과 Paenibacillus elgii DS1515 네 종의 세균 균주를 실험에 이용하였다. 네 종의 세균 균주의 피부 상재균 5종 및 여러 병원성 세균에 대한 항균활성과 그들이 생성하는 항균물질에 대해서는 기존에 보고된 바 있다(Lee and Song, 2018a, 2019a). 식물 유래 항균물질은 ㈜래디안으로부터 유카(Yucca sp.), 유칼립투스(Eucalyptus sp.) 및 티트리(Melaleuca alternifolia)의 에탄올 추출 레진분획 혼합물을 공급받아 사용하였다. 식물추출분획 혼합물 또한 이전에 위와 동일한 미생물들에 대해 항균활성이 보고되었다(Lee et al., 2019).
각 항균물질의 항균활성은 다음의 미생물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화장품업계에서 흔히 조사하는 피부 상재균 5종[Candida albicans ATCC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 10231, Bacillus subtilis ATCC19659, Staphylococcus aureus ATCC6538, Pseudomonas aeruginosa KCTC (Korean Collection for Type Cultures) 2513과 Escherichia coli ATCC8739], 경상대학교 병원체 자원은행(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Branch of the National Culture Collection for Pathogens, GNUH-NCCP)으로부터 분양받은 균주[Enterococcus faecalis GNUH-NCCP (3728, 3738과 3788), Micrococcus luteus GNUH- NCCP (2837, 2922와 3683), Staphylococcus epidermidis GNUH- NCCP (44, 579와 672), L. monocytogenes GNUH-NCCP (2148, 2637과 2868), Klebsiella pneumoniae GNUH-NCCP (29, 4149와 4159), Propionibacterium acnes GNUH-NCCP (2875와 2876)], 국립농업과학원 미생물은행(Korean Agricultural Culture Collection, KACC)으로부터 분양받은 aflatoxin B1 생성 Aspergillus flavus KACC (44986, 45068과 45146), fumonisin B1 생성 Fusarium fugikuroi KACC (46888과 48352), Fusarium proliferatum KACC48354, Fusarium verticillioides KACC48356 및 한국미생물 보존센터(Korean Culture Center of Microorganisms, KCCM)로부터 분양받은 ochratoxin 생성 Aspergillus alutaceus KCCM60421, Aspergillus awamori KCCM32316를 연구에 이용하였다.
유카, 유칼립투스 및 티트리 잎의 에탄올 추출분획 혼합물의 미생물에 대한 최소저해농도(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 MIC)는 Sopirala 등(2010)과 Al-Ani 등(2015)의 방법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5종의 피부 상재균에 대해서 항균효과를 나타내는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의 최소저해농도는 기존에 보고된 바 있으며(Lee and Song, 2019a), 그 이외의 병원성 세균 또는 독소생성 진균(107 cell or spore/ml)에 대해서는 기존의 실험 방법과 동일하게 다양한 농도(400~0.000078 mg/ml)의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 처리 후 균 생장이 나타나지 않은 항균물질 처리구의 농도를 MIC로 결정하였다.
다양한 시너지 조합 처리 중 E. coli ATCC8739에 항균물질 처리 후 균의 형태와 수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춘천센터에 의뢰하여 전계방출형 투과 전자현미경(Field Emiss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Model JEM-2100F, JEOL, Japan)으로 관찰하였다. A 항균물질(½ MIC) + B 항균물질(½ MIC) 처리구와 미처리 대조구로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항균물질을 6시간 처리하여 시료를 0.1% glutaraldehyde와 2% paraformaldehyde가 함유된 인산염 완충액으로 고정 후 osmium tetroxide로 후 고정하였다. 이 시료를 에탄올로 연속 탈수하고 Epon (TED Pella)에 embedding 후 80 nm의 박편을 만들어 uranyl acetate와 lead citrate로 염색하여 200 KV에서 관찰하였다.
Paenibacillus elgii DS381, Burkholderia gladioli DS518, Streptomyces lienomycini DS620과 Paenibacillus elgii DS1515 네 균주 중 DS381, DS518과 DS1515 균주는 단백질성 항균물질의 활성, DS620 균주의 항균물질은 anthracyclic antibiotics의 활성을 보이는 것이 보고되었다(Lee and Song, 2018b). 특히 DS381과 DS1515는 lipopeptide성의 계면활성 물질이 주된 항균활성을 나타내며, DS518은 protease, DS620 균주는 daunomycinone이 주로 항균활성에 기여하였다. 이 네 균주의 항균물질은 다양한 인간 피부상재균, 병원성 세균 및 진균독소 생성 진균에 대하여 대부분 0.0078~1,250 μg/ml 범위의 낮은 MIC를 나타내어 항균활성이 우수하였으나 C. albicans와 E. faecalis에 대해서는 최대 10,000 μg/ml까지도 증가하였다(Lee and Song, 2018a, 2019a, 2019b).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대상미생물을 대상으로 유카, 유칼립투스와 티트리의 추출분획 혼합물의 항균활성을 조사하였다. C. albicans ATCC10231, B. subtilis ATCC19659, S. aureus ATCC6538, P. aeruginosa KCTC2513와 E. coli ATCC8739에 0.240~3.320 mg/ml의 MIC를 나타낸다고 보고된 바 있다(Lee et al., 2019a). 이외에 추가적으로 다양한 병원성 세균과 독소생성 진균에 대해 0.156~0.625 mg/ml의 낮은 MIC를 보여 다양한 미생물에 대한 높은 항균활성을 나타내었다(Table 1). 이 식물들은 phenolic compounds, flavonoids, saponins과 terpinen 등을 함유하여 항산화, 항암 및 항균활성 등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Carson et al., 2006; Sobia et al., 2013; Pereira et al., 2014).
이 항균활성은 Helichrysum pedunculatum 잎 추출물의 B. subtilis, S. aureus ATCC6538, S. epidermidis와 K. pneumoniae ATCC10031에 대한 각각 1.0, 5.0, 0.5과 0.5 mg/ml의 MIC와 비교하여 더 우수하였다(Aiyegoro et al., 2009). 또한 Bacillus amyloliquefaciens An6가 생산하는 미생물 유래 항균물질인 bacteriocin이 E. coli ATCC25922, S. aureus ATCC25923, M. luteus ATCC4698와 E. faecalis ATCC29212에 대해 MIC가 1.25~5.00 mg/ml이며, K. pneumoniae ATCC13883, P. aeruginosa ATCC27853에 활성을 나타내지 못한 결과(Ayed et al., 2015)보다 더 다양한 미생물에 대해 효과적인 항균활성을 나타내었다.
식물 기반의 항균물질은 기존의 항생제 및 합성 항균물질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데(Lahmar et al., 2017), 폭 넓은 대상의 제어를 위해 이용할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장점을 지닌다(Adikwu et al., 2010) 본 연구의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의 경우 친환경적이면서도 폭넓은 항균활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항균물질의 대안으로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대상 미생물 중 E. coli ATCC8739에 대해 부분적 혹은 전체 시너지를 보였던 DS620과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 및 DS1515와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을 처리 후 세포수와 형태를 전계방출형 투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배양 6시간 후 항균물질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은 세포의 수가 많고 온전한 세포 형태를 보였으나, DS620 +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 조합, DS1515 +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 조합 처리구의 경우 세포의 형태가 온전하지 못하고 사멸한 형태만 남은 경우가 대부분으로(Fig. 3), 항균물질의 시너지 작용으로 인한 세균 사멸 효과를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Helichrysum pedunculatum 잎 추출물과 항생제의 조합을 S. aureus ATCC6538 균주에 처리하고 배양 24시간 후 개체수가 감소하지 않았으며, K. pneumoniae ATCC10031, B. subtilis와 S. epidermidis의 개체수를 대부분 1에서 3 log CFU/ml만큼만 감소시킨 결과(Aiyegoro et al., 2009)와 비교하여 더 높은 사멸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Kumar 등(2012)의 연구에서 본 연구의 항균물질보다 더 낮은 농도의 stilbene와 항생제 동시 처리 시 같은 개체수의 B. subtilis MTCC2756, S. aureus MTCC902, P. aeruginosa MTCC2642와 E. coli MTCC2622가 대부분 배양 12시간 이내에 사멸한 것과 비교하여 더 빠르게 대상 미생물을 제어하는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checkboard assay에서 식물추출분획 혼합물과 균주 항균물질이 시너지를 보여 적은 농도의 항균물질로도 효율적으로 대상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또한 time kill assay 결과는 항균물질의 조합 처리로 각각의 항균 물질의 처리 농도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대상 미생물의 사멸 시간 또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연구는 다양한 미생물(인간 피부 상재균과 병원성 세균, 독소 생성 진균)을 억제하는 유칼립투스, 유카와 티트리의 에탄올 추출분획 혼합물과 Paenibacillus elgii DS381, Burkholderia gladioli DS518, Streptomyces lienomycini DS620와 Paenibacillus elgii DS1515에 의해 생성된 항균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는 것이다.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은 대상 미생물에 대해 낮은 최소저해농도(0.156~0.625 mg/ml)의 효과를 나타내었다. Checkboard assay에서 두 항균물질의 조합은 각각 다른 대상 미생물에 대해서 0.75 이하의 fractional inhibitory concentration index로 항균활성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었다. 대부분의 조합은 24시간 이내에 대상 세균과 효모의 개체수를 105 cell/ml 이상 감소시켰다. 또한 항균물질의 조합은 진균 포자의 분해(~88.8%)와 발아 저해(~100%)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 식물 추출분획 혼합물과 세균 항균물질의 조합은 인간 병원체와 독소 생성 진균의 효율적인 제어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연구되었습니다(과제번호 C1012548-01-02). 피부상재균, 병원성 세균과 독소생성 진균을 각각 분양해주신 ㈜래디안, 경상대학교 병원체 자원은행과 국립농업과학원 미생물은행에 감사드립니다.